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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5
비앤비를 찾아 트라파니 근처의 작은 마을로 왔다.
돌아갈 날짜가 얼마 남지 않은 것을 보고 이제 여행의 후반임을 알아차렸다.
가야하는 날짜가 정해진 여행은 날 초조하게 하지만 나도 여독이 쌓였는지 간만의 휴식이 반가울 따름이다.
낮엔 숙소 주변을 둘러보고 하루종일 숙소에 머물며 그동안 찍었던 사진을 정리했다.
그는 쇼파에 뿌리를 내리고 놓쳤던 티비 프로그램과 영화를 보았다.
우리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함께 있기에 즐거운지도 잘 모르겠다.
이상적인 연애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좀 더 애틋하고 간절한 무엇이라 막연히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 관계에서는 각자의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그저 곁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안락함을 줄 수 있는 것. 그것이 그와 나의 적당한 거리일지도 모르겠다.
가끔은 벌어진 틈 사이로 찬 바람이 불어와 서운하기도 해서 사랑이 이런 것이었냐며 변덕이 죽 끓듯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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