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태리워홀

[D+351]페루지아를 향해, 남쪽으로

나마리, 2016. 11. 8. 07:27


2016.09.05






이제 돌로미티를 떠나 이탈리아 중부까지 종일 달려야 한다.

갈 수 있으면 오늘 안에 페루지아까지 갈 생각이다.

돌로미티의 풍경을 담기에 2박 3일은 너무도 짧은 시간이었다.

언젠가 이곳을 다시 찾게 된다면 적어도 일주일은 머물러야 겠다고 다짐씩이나 했다.










































































































아직 여행의 10분의 1만큼 온 왔으니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발길을 옮겼다.

아직 돌로미티를 빠져나오지 못한 채 오후가 되었다.

도로 가에 마련된 테이블에 자리잡고 앉아 물을 끓여 컵라면과 햇반으로 점심을 떼웠다. 

(취사금지 표지는 없었으나 아직 산 속임에 틀림없으니 안전에 주의하며 재빠르게...)




요 며칠 간 라면만 먹고 있지만 매번 바뀌는 황홀한 풍경을 반찬 삼아,

아직은 맛있게 배를 채우고 있다.















아침에 눈떠서 해가 지도록,

아모는 밀려오는 졸음과 싸워가며 운전을 해야 했다.

내가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지만 보조석에 앉아 노래라도 부르며 잠을 깨워줬어야 할 마당에

자란다고 뒷 자석에서 발까지 뻗고 쿨쿨 잠까지 잤으니..







석양이 사라질 무렵, 우리는 베니스에서 96킬로 가량 떨어진 Bassano del Grappa 라는 

호수가 보이는 마을을 지나고 있었다. 











고속도로 통행료를 아끼기 위해 3시간이면 도착했을 라벤나까지

국도로 달리는 덕에 그보다 2시간을 더 달려야 했다.






겨우 라벤나에 도착했는데, 상점은 문을 닫고 거리는 너무나 조용했다.

앞으로 한 달을 400유로로 살아야 된다는 생각에 아모도 나도 머릿 속이 복잡했다.

우리는 아무 말 없이 걸었다.

벌써 아홉시가 훌쩍 넘어 있었다. 

식당 창문으로 저녁식사 중인 이들이 보였다.

일상생활에서는 평범한 것이라 몰랐지만, 지금 이 순간은 그들이 새삼 부러웠다. 

 





































▲언젠가 바르셀로나에서 보았던 한 여행자의 트레이드 마크와 꼭 닮은 타일아트를 발견했다.

그가 이곳에도 왔다갔던 것 일까. 그저 비슷한 모양인 것일까.














누구하나 입을 떼지 않고, 금새 차로 돌아왔다.

다시 페루지아를 향해, 이번엔 고속도로를 타기로 했다.

목표지점을 조금 남겨두고 감기는 눈을 애써 참지 않기로 했다.

도로 위 어두운 곳에 주차를 하고 앉은 자리 그대로 등받이를 제쳐 잠자리를 펼쳤다.

그날 밤 우린 새우 등을 하고 그대로 깊은 밤에 들었다.





한껏 들떠 해맑다가도 금새 우울한 기색이 역력한 아모와 나는,

다시 한 번 화이팅을 외친다.